EKC2016 참가후기- 박경서 박사 (PhD, University of Gothenburg, Sweden)

2016년도 EU-Korea Conference on Science and Technology (EKC)가 독일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베를린 (Berlin, Germany)에서 총 4일 (7월 27-30일)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스웨덴에서 올해 초 막 연구자 활동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유럽에 아는 한인 연구자를 거의 모르는 상황이었고, 유럽 한인 커뮤니티에 참여하여 연구에 대한 더 강한 동기부여를 받고 싶었기 때문에 이번 EKC는 저한테는 둘도 없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본 학회에는 유럽에 주재하는 한인 과학 기술분야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약 700여명의 전세계 한인과학자들이 참석하였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저명하신 연사 분들이 초빙되어 좋은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특히, 27일 개회식 및 환영만찬 자리에서 기상학과 기후과학 분야의 석학인 Mojib Latif 교수는 인류가 당면한 과제중인 하나인 기후변화에 대해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주셨으며, 국제상 수상자이면서 현 드레스덴 시장인 Dirk Hilbert 연사님은 독일 통일 후 드레스덴 도시가 겪은 상황들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시면서 지역경제 재건을 위해 과학기술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생물학 분야에만 몰두해왔던 저로서는 연사 분들의 강의를 통해 과학적뿐만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8일부터는 제가 연구하고 있는 생물학 분야뿐만 아니라 해양 과학, 조선학, 에너지 공학, 나노 테크놀로지 등 총 10 개의 세션이 구성되어 학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세션이 많은 관계로 생물학 분야에 많은 구두 발표들이 포함될 수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다학제간 융합 및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서로 교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는 ‘Extracellular Vesicles from Pseudomonas Aeruginosa Elicit a Potent Innate Immune Response in the Lung’이라는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하였습니다. 저의 발표 주제가 생물학 분야 안에서도 생소한 카테고리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연구자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피와 살이 되는 코멘트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저 또한 다른 연구자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의견을 드렸으며, 구두 및 포스터 발표를 참고하여 향후 제 연구에 어떻게 적용하고, 더 나아가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지 타진해 보려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학술적인 교류뿐만 아니라 유럽에서의 연구자 생활의 어려움을 서로 토로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가능했기 때문에, 처음 뵌 분들이 많았지만 쉽게 친밀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학회에서는 포스터 발표를 강화하기 위해 새롭게 3분정도로 설명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스피치가 이루어졌습니다. 학사 및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poster award competition에 참여하여 자신의 연구내용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려 하였습니다. 저는 아쉽게도 competition에 참가할 수는 없었지만, 저희 스칸디나비아 과협에서 참석한 고동아 (Technical University of Denmark), 김수현 (Norwegi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박근수 (Norwegi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회원들이 best poster presentation 상을 수상했기 때문에 같은 과협 회원으로서 뿌듯했습니다. 더불어 정일석 부회장님 (Technical University of Denmark)께서 젊은 석학 과학자에 주어지는 과총회장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타이트한 학회 일정이었지만, 28일 저녁에 스칸디나비아 과협회원만의 맥주 모임을 가졌습니다. 학회 일정안에 별도로 동반 가족을 위한 social program 및 과학캠프가 진행되었지만, 스칸디나비아 과협 소속 참가자 및 동반 가족과 다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없어서 아쉬울 찰나에 과협에서 소중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특히, 신입회원인 저에게는 저를 알리는 동시에 여러 과학자 분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 설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였지만, 과학이라는 공통분모 연결고리를 통해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밤새 이어지는 1.5유로의 맥주 파티는 저희를 일심동체로 만들어주는, 정말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긍정 및 열정 에너지가 넘쳐 흐르시는 분들이 있으셨기에 밤새도록 재미있게 만남의 자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젊음의 기운을 드려야 했어야 했는데, 되려 받기만 한 거 같아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내년의 EKC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고 합니다. 저희 스칸디나비아 과협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학회이기에 많은 회원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EKC 학회에 꼭 참석하셔서 학술적 교류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